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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쿠킹11

베이컨 잼 (캐러멜라이징, 마이야르, 밸런스) 베이컨으로 잼을 만든다는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속으로 '이건 좀 아닌데.. 따라 했다가 실패하면 어쩌지'라고 잠시 고민했습니다. 짠 고기와 달콤한 잼이 한 그릇에 있다는 게 머릿속에서 잘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손이 갔습니다. 머릿속에서 잘 안 그려졌다는 얘기처럼 궁금증 너무 급증했고, 정말 해보지 않으면 계속 신경 쓰일 것 같은 그런 레시피였습니다. 결국 코스트코에서 베이컨 두 팩을 집어 들었고, 그날 오후 세 시간이나 넘는 요리가 시작되었습니다.캐러멜라이징, 그 지루한 마법요리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 45분은 그냥 베이컨만 볶는 시간이었습니다. 코스트코 베이컨 기준으로 두 팩, 약 900g 가까이 되는 양을 약불에 올리고 계속 저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한 베이컨 냄새가 올라왔습.. 2026. 5. 3.
마요네즈 스테이크 (리버스 시어링, 마이야르 반응, 실전 활용) 살다 살다 이렇게까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거 같습니다. 고기에 마요네즈를 바른다는 발상이 이거는 요리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거의 실험이 아닌가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결과가 예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마요네즈가 스테이크의 겉면을 새롭게 하는 방식을 이해한다면 왜 이 방법이 호감으로 오는지 납득이 됩니다.리버스 시어링과 마요네즈, 조합이 성립하는 이유처음 이 방법을 시도할 때 저는 2.5kg짜리 호주산 살치살을 주문했습니다. 냉동 상태로 받아서 냉장고에서 하루 동안 천천히 해동했는데, 그 과정에서 괜히 진지해졌습니다. 평소엔 고기를 그냥 구워 먹는 수준이었으니까요. 두께 3.5cm 내외로 썰어냈을 때, 그 묵직한 단면이 주는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이건 실패해도 먹을 만하겠다.. 2026. 5. 2.
수비드 스페어립 (손질, 저온조리, 훈연) 저도 처음엔 '그냥 구우면 되지 뭘 20시간씩이나 기다리면서 해야 하나?'하고 한숨부터 쉬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냉동 스페어립 5kg을 사고 요리하면서 생각이 완전 반전 되었습니다. 이 덩어리를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다가 그렇게 시작한 것이 수비드였고, 결과적으로는 그냥 이게 정답이었습니다.스페어립 손질과 저온조리 준비정말이지 솔직히 이건 의외였던 것 같습니다. 고기를 손질하면서 이렇게 집중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스페어립(Spare Rib)은 돼지의 배 쪽 갈비를 말합니다. 등 쪽에 붙은 갈비가 베이비 백립(Baby Back Rib)이라면, 그보다 아래인 복부 쪽 갈비가 바로 스페어립입니다. 일반적으로 백립이 더 맛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스페어립 쪽이 살이 훨씬.. 2026. 4. 25.
삼겹살 수비드 (오겹살, 온도와시간, 김치말이) 저는 수비드(sous vide)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집에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껍질 달린 오겹살을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건 단순히 편한 조리법이 아니라, 고기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것입니다.껍질 달린 오겹살, 그리고 24시간의 선택마트에서 고기를 고르다가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껍질 있는 오겹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껍질이 붙어 있으면 손질이 번거로울 것 같아서 피했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쫀득한 식감이 궁금해졌습니다. 충동에 가까운 선택이었습니다.집에 와서 반으로 잘라보니 지방층이 꽤 도톰하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지방과 살코기가 거의 일대일에 가까운 비율이었는데, 순간 "이거 너무 느끼한 .. 2026. 4. 18.
비프 웰링턴 (안심 손질, 듀셀, 페이스트리) 안심 고기를 그냥 살짝 구워 먹으면 될 것을 굳이 버섯으로 감싸고 햄을 두르고 다시 반죽으로 덮어서 익혀 먹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저도 처음엔 그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만들어보니, 이 요리가 가진 매력은 '맛'보다 '과정'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안심 하나를 사들고 시작했다가, 결국 하루 반나절을 진심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안심 손질과 듀셀, 생각보다 긴 싸움비프 웰링턴의 출발은 안심(tenderloin) 손질입니다. 안심이란 소의 척추 안쪽에 붙은 근육으로, 운동량이 거의 없어 소고기 부위 중 가장 부드러운 편에 속합니다. 저는 72,800원짜리 호주산 냉동 안심을 구매했는데, 가격이 워낙 저렴해 반신반의하면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어차피 연습이니까".. 2026. 4. 16.
토마호크 스테이크 (리버스 시어링, 온도계, 시즈닝) 이렇게나 두툼한 스테이크를 구워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솔직히 그냥 팬에 올리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무게가 있는 4cm 두께의 토마호크를 손에 들었을 때부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리버스 시어링 방식으로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직접 구워보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리버스 시어링,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제가 처음 시도한 방식은 그냥 센 불에 팬에 올려두는 방법이었습니다. 겉은 그럴듯하게 타는데, 잘라보면 속은 차갑거나 질기게 익어 있었습니다. 두께가 있는 고기일수록 이 문제가 심해집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방법이 리버스 시어링(Reverse Searing)입니다. 여기서 리버스 시어링이란 오븐에서 저온으로 속을 먼저 익힌 뒤 마지막에 강한.. 2026. 4. 14.